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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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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기철 목사 “다섯 제목의 나의 기도문”
작성자박요섭 목사 작성일2019/05/26 09:57 조회수: 426

주기철 목사 “다섯 제목의 나의 기도문”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참배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죽음의 고문이 연이어지는 옥고를 여러 차례 치르고 나온

1939년 2월 5일 주일날, 죄수복을 그대로 입고 산정현교회 강단에 올라 성도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했다.

광복 1년 전 1944년 4월 21일, 그의 가족의 마지막 면회가 있던 날 밤 9시에 평양 형무소에서 순교한다.

 

첫째, 나의 기도는 죽음의 권세로부터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입니다.

나는 지금 바야흐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무릇 생명이 있는 만물이 다 죽음 앞에서 탄식하며 무릇 숨 쉬는 인생이 다 죽음 앞에서 떨고 슬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죽음이 무서워 내가 의를 버리고 이 죽음을 면하려고 내 믿음을 버리지 않게 주님 저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거늘 어찌 내가 이 죽음이 무섭다고 내 주님을 모른 채 하오리까. 주님을 위하여 열 번 죽어도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내가 백년, 천년 산들 그것이 무슨 삶이리요? 오직 일사각오가 있을 뿐이오니 이 목숨 아끼다 우리 주님 욕되게 하지 않게 사망의 권세에서 나를 이기게하여 주시옵소서

 

둘째, 나의 기도는 장시간의 고난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입니다.

한두 번 받는 고난은 혹 이길 수 있으나 오래 끄는 장기간의 고난은 견디기가 참 어렵습니다. 칼로 베고 불로 지지는 형별도 한두 번이라면 당할 수 있겠지만 1년, 10년 계속되는 오래 끄는 고난이라면 참으로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그것도 절대 면할 수 없는 형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겠지만, 내 말 한마디 타협하거나, 내 고개 한번 까딱하면 이 형벌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 어느 누구도 넘어지게 마련입니다. 하물며 나 같은 연약한 약졸이야 이루 말해 무엇하리요? 다만 내 주님만 의지하오니 나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이제 받은 고난은 오래가야 70평생이요. 장차 받을 영광은 주님과 더불어 영생불사의 몸이 될 것이라.

오직 주님의 십자가만 보고 나아가오니 이 몸을 붙들어 주사 이 환난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셋째, 나의 기도는 내 어머니와 처자를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입니다.

나이 팔십 넘은 어머님이 계시고 병든 아내가 있고 어린 자식들이 있습니다. 남의 아들로서의 의무도 지중하고 남의 가장, 남의 아비 된 책임도 무겁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내 어머니, 내 아내, 내 자식들을 여러분에게 짐 되게 할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무소불능하신 하나님께 부탁합니다.

 

여러분! 사람이 제 몸의 고통은 견딜 수 있으나 부모와 처자를 생각하고 철석같은 마음도 변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자식들이 우는 소리에 순교의 길에서 돌아선 신자도 허다합니다. 인간의 얽히고 얽힌 인정의 줄에 나를 얽어매지 말라, 주님 따라가는 나를 얽어매지 말라, 부모나 처자를 예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예수께 합당치 아니합니다.

 

넷째, 나의 기도는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시옵소서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의가 있습니다. 나라의 신민이 되어서는 충절의 의가 있고 여자가 되어서는 정절의 의가 있고 그리스도인이 되어서는 그리스도인 의로서의 의가 있습니다.

 

다섯째, 나의 마지막 기도는 내 영혼을 내주님께 부탁합니다입니다.

옥중에서든 사형장에서든 내 목숨 끊어질 때 내 영혼을 받아 주시옵소서. 아버지 집은 나의 집 아버지의 나라는 나의 고향이로소이다. 더러운 땅을 밟던 내 발을 씻어서 나로 하여금 하늘나라 황금 길에 걷게 하시옵고 죄악 세상에서 부대끼던 나를 깨끗하게 하사 영광의 존전에 서게 하옵소서.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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