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서 이번 호에서는 중조론적인 입장에서 하나님의 심판의 양상을 조심스럽게 접근해 보려고 한다. 독자들의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끝까지 심도있게 함께 고민하면서 인류의 기원과 창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으면 한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중조론을 주장하는 신학적 바탕으로 이 글을 기고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단지 여러 학설들의 주장들과 가능성들을 연구 검토하면서 성경적 입장과 주장으로 접근해 가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섣부른 판단으로 오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성경 속에 기록된 노아심판의 양상들과 원창조 이후에 일어난 “혼돈과 공허”함의 시대를 불러온(?) 그 심판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가?
1. 심판의 양상
심판의 양상은 공히 물로 세상을 뒤덮는 것이었음 볼 수 있다. 노아시대에 범죄한 인류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물로서 온 세계를 뒤덮는 홍수심판이었다. 그런데 원창조 후 타락에 대한 심판도 물과 관련되지 않았는가 하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가능해 진다. 왜냐하면 “수면이 깊음 위에 있는 것”은 물이 온 지구를 뒤덮고 있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세상을 창조하시기 이전의 모습이라는 것을 전제해 볼 때 온 세상을 덮고 있는 “수면의 깊은 상태”는 분명 어떤 큰 일이 일어난 이후의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물은 생명을 상징한다. 물이 있었다고 하는 것은 생명이 존재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수면 온 지구를 덮고 있는 상태속에서 “혼돈과 공허”의 상태를 성경이 말씀하고 있다는 것은 원창조(?)이후 물로 된 심판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같은 측면에서 노아시대의 심판역시 물로 된 홍수 심판이었음을 볼 때 원창조 이후 심판의 양상도 매우 흡사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노아홍수 심판은 하나님께서 스스로 창조하신 것들을 파괴하시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빛을 가리우셨고, 나누었던 궁창의 구분을 허무셨다.(창7:11)
그리고 땅과 바다의 경계도 부수셨고, 지으신 동식물들을 멸하신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약150일)이 흘렀다. 이러한 심판의 양상을 감안할 때 창1:2의 상태도 이러한 대심판이 이루어진 후의 상황이고 다시 빛을 내시고 만물을 새롭게 지으신 것이 6일 창조요 창조의 회복이라고 추측하게 하는 것이다.
2. 주어진 언약의 말씀이 동일하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지으신 후에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에 충만하라”고 말씀하셨다. 6일 창조의 완성으로 사람을 지으신 후 하나님께서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1:28)고 하셨는데, 노아의 홍수심판 이후 방주로 구원함을 받은 노아의 가족들에게 주신 말씀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9:1,7)는 말씀이었다.
이것은 심판 이후 새로운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동일함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겠다”고 하시며 무지개로 언약을 세우신 것은 물 심판이 한번만이 아니었음을 암시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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