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 -마태복음 9장 35절

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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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옥 "식모살이 시리즈 ①"
작성자박요섭 작성일2009/07/19 11:16 조회수: 1,004

식모라는 말은 가정부로 요즈음은 도우미 아줌마라는 멋진 말로 바뀌었지만 내가 그 집을 갈 때는 식모라는 말이 맞는다.

  나와 함께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하던 한 성도님이 남편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남편은 교회 이야기라고는 한 마디도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요즘엔 자신도 교회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 할머니는 만약 남편의 반대로 교회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 자신은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남편에게 누군가 예수님을 믿게 전도를 해 주어야 하는데 절대로 들으려고 하지 않는 남편에게 누가 감히 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유명한 목사님을 집으로 모시고 간 적도 여러번 있었지만 남편은 목사님들을 난처하게 할 만큼 단번에 거절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나와서 들으려 하지 않으면 들어가서 전하면 되잖아요." 나의 의견에 눈이 둥그레지면서

"그런데 어떻게 들어가지?" "집사님댁에 식모아줌마 구한다고 했잖아요 제가 식모로 들어갈께요."

  "아유 사모님이 식모살이라니 왠말이야. " 한 달만 해볼께요. 한 달 동안 최선을 다해 전도해 볼께요.

  나는 남편에게 어렵게 허락을 받고 그 집사님 댁으로 들어갔다. 내가 그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남편에게 한 달동안 전화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 할아버지는 자수성가한 분으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고 아들 둘은 학위를 받기 위해 미국에 유학 가 있었다. 한강다리가 내려다보이는 그 분들의 아파트는 두 분만 살기에는 너무 넓어 운동장 같았다.

  젊음의 시간을 온통 돈을 벌기 위해 다 쓰고 보니 이젠 건강에 노예가 되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사다 놓아야했고 다 먹어야했다. 그래도 혹시 죽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생활이었다.

  사람이라고는 할아버지, 할머니, 나까지 셋인데 방은 네 개였다. 내가 할 일은 신문을 읽어드리는 일과 식단에 적혀 있는 대로 음식을 만드는 일, 청소, 빨래... 그야말로 평범한 집안 일 이었으나 마시는 물의 온도까지 재어보는 할아버지의 까탈스러운 시중은 나에게 밤마다 코피가 터지는 고된 일이었다.

  나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내가 먼저 신문을 읽고 신문에 나오는 전문을 숙지했다. 잘 모르는 전문용어는 사전을 찾아 미리 알아놓았다. 할아버지에게 신문을 읽어드리다가 대화가 시작되면 내가 미리 준비한 것을 알길 없는 그 분은 무릎을 치시며 나의 지식에 감탄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구두를 반짝 반짝 닦아 놓고 현관에 나오시면 나는 앞치마에 다시 한 번 닦아 내려 놓았다.

나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두 시간씩 그 분이 믿음을 갖을 수 있도록 주님이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할아버지는 나에게 식모살이를 그만두라고 하셨다. 할아버지 친구분 회사에 좋은 자리를 마련해 놨으니 그 회사에 다니라는 것이다. 나는 할아버지 시중들면서 이 곳에 있는 것이 더 좋다고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친구들에게 나를 자랑하고 칭찬하고...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계신 것이었다.

                                                                           박요섭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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